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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원래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는데, 오늘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오늘의 주제는 '남자, 젠틀맨이 되다'? 뭐 이런 주제였던 것 같은데...

젠틀맨의 정의는 무엇일까?
네이버 영어사전에 찾아보니 요렇게 나와있군..
a gentleman is a man who comes from a family of high social standing.

high social standing.. 결국 상류층의 생활방식을 따라해보고 싶었던 것일까?
남자의 자격은 팀을 2개로 나누어서 OB(이경규, 김태원, 김국진), YB(이윤석, 이정진, 윤형빈)로 나누어서 아래와 같은 일정으로 진행

OB- 서울시립미술관 샤갈전 관람 -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점심 - 발레 "호두까기인형" 관람
YB - 고암 이응노 전 관람 -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점심 - 음악회(베토벤 합창) 관람

미술관 관람할 때에는 미술을 잘 알지 못해도 관람할 수 있고, 미술관에는 도슨트가 있으니 모르는 것은 물어보면서 관람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았다.
프랑스 레스토랑에서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까지 지정된 프랑스 요리/요리 먹는 법을 배우면서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았다.
음악회/발레 관람부터는 너무나 지겨워서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대체 왜 이런 느낌이 들었을까?

첫째, 상류층의 생활방식을 우리가 배워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매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매너 이전에 그 속에 숨겨진 배려를 먼저 아는 것이 기본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것이 그동안 여러가지 매너를 가르쳐주었던 그 프로그램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주입식으로 가르쳐왔기 때문에 우리 머리 속에 잘 남아있지 않고 매번 깜박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서양 상류층의 생활방식을 우리가 배워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뭔가 거부감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것을 왜 남자의 자격에서 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 프로그램 중에서, 고암 이응노 선생의 작품전을 제외하면 모두 외국에서 들여온 문화들이다. 물론 이런 생각을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왜 외국 것(그것도 서양)만을 선택하였는지 의문이다.

셋째, 이걸 왜 '남자의 자격'에서 할까?
이 프로그램에서 보기 싫은 광경 중 하나는-이 프로그램의 부제가 "죽기 전에 해야할 101가지"임에도 불구하고-'억지로 한다, 돈 벌기 위해서 억지로 한다'는 느낌이었었다. 매번 미션이 발표될 때마다 "이걸 왜 해야하지?"에 대한 답을 속시원히 들어본 적이 없다. 제작진에게 따지긴 하는데, 미적지근한 대답을 듣고 그냥 하겠다고 한다. 근데 이게 제작진에게 따질 문제는 아니지.. 제작진이 미션을 주면 '아 이게 평소에 한번씩 생각해왔던 것인데-'라는 반응을 보여야 뭔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번에는 좀 미안했는지 그런 광경은 없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본인들도 TV를 보는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이걸 적극적으로 권하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그걸 몰라서 못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배워서 써먹으려면 그런 장소에 가야하고, 우리나라에서 외국에서 들여온 문화를 향유하려면 돈이 들고, 암튼 결국 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잘 모르게 되는 것인데....

따라서 배워야 할 것은 상류층의 매너가 첫번째가 아니라 그들의 생각이다. 보이는 것만 배울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의 마음(ex. 노블레스 오블리제)이다. 이런 전파낭비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는 어디 가서 봉사활동하고 프로그램제작비는 기부하는 편이 훨씬 좋을 것이다.

+또 한가지
'남자의 자격-죽기전에 해야할 101가지'에서 신년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제작진이 하고싶은 것이라는 생각(즉, 너무 개인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짜놓은 계획이나 반성하면서 새로운 계획을 짰으면 좋겠다. 진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하지 못해서 후회하는 그런 것들을 조사하러 다니면서 한 가지씩 하던가!!
그리고 웬만하면 프로그램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참 좋을 것 같다. 그것이 아니라면 어서 막을 내렸으면 좋겠다.
<2010년 5대 기획>
1. 남자, 지리산을 가다 : 1박 2일 갔다오고 완료했다고 한 듯.
2. 남자의 자격증
3. 아저씨, 배낭여행 가다 : 이게 제일 사심 들어간 항목이라고 생각함...만약 진짜 간다면 제작진이 아니라 출연진들이 계획 짜야함.
4. 남자, 그리고 아마추어
5. 남자, 월드컵에 가다
<2011년 5대 기획>
1. 남자, 배낭여행을 가다
2. 남자, 새로운 취미를 갖다 II
3. 남자, 그리고 단편영화
4. 남자, 그리고 사물놀이
5. 남자, 그리고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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